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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 약대동의 40년 결실, '통합돌봄시대' 마을을 말하다

전국시국회의 풀뿌리민주주의위원회 '통합돌봄' 주제로 55차 수요포럼 개최

강명건 | 기사입력 2026/05/29 [01:44]

부천 약대동의 40년 결실, '통합돌봄시대' 마을을 말하다

전국시국회의 풀뿌리민주주의위원회 '통합돌봄' 주제로 55차 수요포럼 개최

강명건 | 입력 : 2026/05/29 [01:44]

 



올해 3월부터 「의료·요양 등 지역 돌봄의 통합지원에 관한 법률」 (돌봄통합지원법)이 본격적으로 시행된 가운데, 전국시국회의가 5월 수요포럼을 통해 통합돌봄의 의미와 현시점에서 논의해야 할 지점들을 살펴보았다. 

 

돌봄통합지원법은 ‘돌봄이 필요한 노인과 장애인 등이 시설이나 병원이 아닌 살던 곳에서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의료, 요양, 일상생활 지원을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제도’다.

 

5월 수요포럼 주제는 ‘통합 돌봄 시대의 마을이야기 – 부천지역 중심으로’였다. 발표한 이원돈 부천새롬교회 목사는 지난 40여년 간 현장에서 일궈온 부천 약대동의 구체적인 실천 사례를 설명했다. 그는 “행정 중심의 복지를 넘어 읍면동 단위의 주민 돌봄 일꾼과 사회적 연대 경제를 결합한 현장 중심 생태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마을 중심의 통합돌봄이 갖는 중요성을 역설했다.

 

 

 

복지 환경 변화와 ‘돌봄 민주주의’를 위한 3대 기초 철학

 

이원돈 목사는 “오랫동안 우리 사회가 지향해 왔던 서구식 국가 복지 체제가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지속 가능성에서 한계를 보였다”고 진단했다. “공공 관료제에만 의존하는 국가 복지는 다변화되는 돌봄 수요를 충족하기 어렵고 민간 시장 중심의 돌봄 산업 역시 이윤을 우선시하다 보니 돌봄의 따뜻한 본질을 놓치기 쉽다”는 분석이다.

 

그는 “현재 국내 돌봄 영역은 7조원 규모의 거대 시장으로 평가 받는다”면서 “마을과 지역 사회가 주체적으로 준비하지 않으면 돌봄을 필요로 하는 이웃들이 단순한 서비스 수혜자로만 머물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대안으로 주민이 서로를 돌보고 연대하는 ‘돌봄 민주주의’를 제시하며 이를 지탱하는 3대 기초 철학으로 ‘탈가족화(돌봄의 사회화)’, ‘탈시설화(지역 중심 돌봄)’, ‘탈상품화(호혜적 돌봄)’를 설명했다. 

 

우에노 치즈코의 『돌봄의 사회학』을 인용한 그는 “과거 돌봄은 가족 안에서 주로 여성의 헌신과 희생에만 의존해 왔다”며, “이제는 가족의 부담을 덜고 사회가 함께 책임지는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어르신이나 장애인을 외곽 시설에 격리하는 대규모 수용 방식에서 벗어나 자신이 살던 익숙한 마을에서 이웃과 소통하며 삶을 누리는 ‘지역 중심 돌봄’으로의 체질 개선을 강조했다.

 

 

 

주민 간의 ‘신뢰 자본’으로 지속 가능한 마을 생태계 구축

 

특히 이원돈 목사는 과거 여러 지역에서 활발했던 ‘마을 만들기 운동’의 한계를 돌아보며 발전적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당시 수많은 공동체 시도가 있었으나 지자체 단기 예산 지원이 끊기면 활동가들이 떠나고 공동체가 와해됐다는 진단이다. 

 

그는 UN의 ‘사회적 연대 경제’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단순히 자본과 이윤을 쫓는 대신, 주민 간 호혜와 신뢰에 기반해 ‘사회적 자본’을 활용하자는 주장이다.

 

이를 위해 “마을 주민, 시민사회, 종교단체가 중심이 돼 사회적 기업과 협동조합을 만들고 연대해야 한다”면서 “돌봄을 수행하는 주민들에게 정당한 보상이 지급되는 ‘마을돌봄 일자리’를 만들 수 있고 자립 구조를 갖춰야만 외부 환경에 흔들리지 않는 건강한 통합돌봄 공동체가 완성된다”고 역설했다.

 




 

지역 교회의 연합… 종교계, 시대 변화에 발맞춰 촘촘한 생명망 구축하는 역할 맡아야

 

이원돈 목사는 이러한 철학의 실현가능성을 부천 약대동 현장에서 증명해 왔다. 약대동에서는 지역 내 교회 세 곳이 뜻을 모아 주민들과 함께 강력한 ‘돌봄 생명망’을 가동 중이다. 

 

지역 교회 간 연대와 지역주민의 협력을 통해  통해 ▲마을돌봄기관 - 지역아동센터, 가족도서관 운영 ▲‘꼽사리 영화제 및 문예학당 개최 ▲주민 공동 식당 ‘꼽이 심야식당’ (청소년돌봄) ▲노인 공동체 ‘신나는 어르신 마을(신신마)’ 운영 등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왔다. 

 

나아가 약대중앙교회의 ‘온전한 기쁨 재단’을 통해 저소득층 집수리 봉사와 이웃의 마지막을 존엄하게 배웅하는 ‘마을 장례식’까지 진행 중이다. 

 

그는 교회가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한 혁신 방향으로 ▲외적 성장 중심에서 이웃 돌봄 중심으로의 전환 ▲교회 건물 중심에서 주민들의 생활 마을로의 전진 ▲AI 시대에 대체할 수 없는 ‘따뜻한 경험과 체험의 마당’ 구축을 꼽았다. 

 

단순한 지식과 정보는 이미 인공지능(AI)이 완벽하게 제공하는 시대인 만큼, 교회가 공동체 프로그램을 통해 동네의 빈집이나 경로당을 주민들을 위한 소그룹 체험 공간으로 과감히 개방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나아가 최근 지역에서 고독사 한 지역중년의 사례를 언급하며 현장 돌봄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그는 “고독사나 은둔형 외톨이, 치매는 이제 우리 이웃의 일상적인 아픔”이라며 “행정의 손길이 닿지 못하는 틈새를 메우기 위해 주민 생활과 가장 밀접한 읍면동 단위에서 공동체가 연합해 상시 돌봄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법안은 마련되었지만 현장은 여전히 부족. 부천시 성과 확산해 나갈 것

 

이원돈 목사는 “법안이 전국적으로 실시되었지만 정작 각 읍면동 단위에서 실질적으로 활동할 ‘훈련된 주민 일꾼’이 부족한 실정”이라며, 부천시가 선제적으로 통합 돌봄 일꾼과 이들을 교육할 ‘전문 강사 양성 플랫폼’을 구축하는 전초기지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돌봄마을 오리엔테이션을 위한 마을대학, 마을여행과 어르신과 청소년 식사, 어르신 건강돌봄 등 돌봄 모델을 구축하고 이를 부천시, 지속가능발전협의회 등과 함께 매칭펀드를 조성해 함께 만들어 가자는 구상이다.  

 

그는 “약대동을 표준 모델로 삼아 부천 관내에 3~5개의 돌봄 마을을 추가로 확산하고 시민단체와 연합한 ‘통합 돌봄 마을 협의체’를 구성하면 좋겠다”면서 “정부 통합돌봄 정책이 행정 서류에 머물지 않고 사람을 살리는 따뜻한 생명망이 될 수 있도록 부천의 마을들이 앞장서서 현장을 일궈가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는 ▲통합돌봄필요성과 통합돌범을 위한 인력 양성 ▲민간에서 활동해 온 이들의 네트워킹 ▲통합돌봄과 주민자치회의 연관성 ▲정부(관)에서 시행하는 통합돌봄과 지역의 협력, 거버넌스 체계구축 △종교계 관점에서 통합돌봄을 위한 각 지역 교회 실태파악 및 교회 규모별 통합돌봄 모델 제공 등 질문이 있었다.

 

이원돈 목사는 "약대동의 경우 약대동 주민자치회와 '통합돌봄 위원회'를 구성해 통합돌봄을 운영해 왔다고 밝히며 지역 내 주체들과 함께 통합돌봄을 시행해 왔다"고 답했다.

 

정부(관) 협력 체계구축의 경우 "법안이 통과되었지만 예산 등 허술한 지점들이 많이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을 인용하며 우려를 표했다. 이어 '국가는 국민주권 시대로 가고, 읍면동 단위는 통합돌봄으로 가야 된다'면서 "지역에서의 준비가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각 지역 활동가, 그리고 이제 막 통합돌봄에 관심을 갖고 활동을 하려는 자들이 모두 모일 수 있는 네트워크 구축을 제안하며 이들을 전문 인력으로 양성할 수 있는 협력과 교육 필요성을 다시금 강조했다.

 

수요포럼은 전국시국회의 풀뿌리민주주의위원회가 주최하고 있으며 6월 24일(수) 오후 8시에 온라인 줌(bit.ly/4kqHUFc)으로 다음 수요포럼을 진행할 예정이다. 주제는 <청소년 마을식당에서 만나는 마을교육공동체>이며 발표는 성지윤 도담마을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이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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