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의 그 날처럼, 오늘날의 민주주의 다짐하는 시민기념식 열려"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에서 6월민주항쟁 39주년 시민기념식 개최"진정한 민주주의는 과거의 박제가 아니라, 우리가 미처 알아차리지 못한 존재와 자리까지 더 많은 민주주의가 흘러 넘치는 것임을 확인하게 하소서."
6월민주항쟁 39주년을 기념하는 시민기념식이 6월 10일(수)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에서 열렸다.
서울주교좌성당 밖 마당에서의 길놀이(북춤)로 문을 연 이날 시민기념식은 전두환 독재정권에 맞선 1987년 6월 10일의 그 날처럼, 성공회 성당의 타종으로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다.
"잘못된 선택과 역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함께 답을 찾아가는 지혜와 용기'를 허락해 주소서."
"오늘 우리가 이 자리에 모여 과거의 6.10민주항쟁을 기념하는 건, 그 시대를 살아 온 이들이 애써 지켜 온 민주주의가 좀 더 확장되고 촘촘해져 더 많은 이들의 민주주의로 이어지도록 계속 나아가겠다는 우리의 다짐임을 힘써 외치게 하소서."
가장 먼저 대한성공회 정의평화사제단이 '민주화운동 희생자 추모와 평화의 기도'를 드렸다.
이어진 기념 영상 <한국민주주의의 위대한 여정>에는 1987년 박종철 열사, 이한열 열사 등으로 상징되는 청년들의 투쟁과 넥타이 부대로 대표할 수 있는 시민들의 적극적 지지, 직선제 개헌 등 당시 모습들이 연이어 스쳐갔다. 뒤이어 이소선 합창단이 <6월의노래>, <단결한 민중은 패배하지 않는다>를 합창하며 다시 한 번 6월 항쟁의 정신을 되새겼다.
청년세대와 함께하는 6월정신 만들 것
6월항쟁 39주년을 기념하는 인사말과 기념사, 연대사에서는 ”청년들과 함께하는 6월정신“, ”40주년을 앞두고 있는 6월항쟁의 현재화“를 다짐하는 발언들이 이어졌다.
6월민주항쟁계승사업회 문국주 이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오늘 기념식을 준비하며 사업회가) 계속 같은 모습에 머물러서 되겠는가. ‘6월항쟁의 정신으로 우리 사업회부터 새롭게 하자’는 논의를 이어왔다”면서 “청년 세대와의 대화를 중심에 놓고 내년도 40주년 준비를 위한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서 인사말 한 인천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 이민우 이사장 역시 “재작년부터 6월민주항쟁계승사업회와 함께 기념식을 하고 있다”면서 “인천에서 청년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내년 40주년에는 ‘청년들과 함께함’을 넘어서 ‘청년들이 주체가 되도록 준비’해 6월정신이 오늘날 청년들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성공회 김장환 서울교구장 주교는 기념사를 통해 “6월항쟁 당시의 현장이었던 이곳에서 함께하게 되어 기쁜 마음”이라며 “기억, 기념은 과거의 회상이나 감상에 머무르지 않고 희생과 사랑이 오늘날 현재화 하는 것”이라고 의미를 되새겼다. 이어 “오늘날 민주주의가 성숙하고, 사회 곳곳에서 소외받는 이들과도 함께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우리의 시대적 과제“라고 다짐했다. 서울교구장은 명동성당과 함께 6월항쟁 당시 반독재 민주화운동을 이끄는 도심 속 핵심 성소로 기능하며 대학생, 시민 시위대를 보호하는 피난처 역할을 한 바 있다.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장남수 회장은 ”2016년 광화문 촛불혁명 당시 ‘유럽의 300년 역사도 이루지 못한 민주주의를 대한민국이 실현했다’는 호평이 잇따랐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뒤이어) 내란이 발생하며 오늘날 민주주의가 한 단계 더 나아가야 한다는 점을 보여주었다”고 함께 힘을 모으자고 39주년의 의미를 짚었다.
6월정신, 현 시대 담아내는 역할해야
연대사에서는 각 단체의 입장과 생각에 기초해 6월항쟁이 갖는 오늘날의 의미를 나누었다.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진영종 공동대표는 “세계적 찬사를 받은 (박근혜, 윤석열) 탄핵은 헌법 절차에 다른 정당성 위에 가능했고 이는 6월항쟁을 통해 쟁취한 개헌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면서 “이제 지난 40년 간 변화, 발전해 온 대한민국을 담을 수 있는 새로운 헌법이 필요하고 그 위에서 새로운 민주주의로 나아가야 한다”고 개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국여성단체연합 로리주희 공동대표는 대학교 1학년이었던 1987년 당시를 소개하며 “6월 항쟁의 거리 위에서 운동을 배웠다“고 회상했다. 이어서 “(청년들과 함께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마련하지 못했다는 지금의 현실을 마주했다”면서 “(자신이 청년이던) 87년 당시 청년들 뒤에는 늘 어른들이 있어 주었는데, 오늘날 (우리들이 청년들에게) 어떤 어른이 되어 줄 수 있는가 하는 고민이 생겼다”고 생각을 나누었다.
민주노총 이태환 수석부위원장은 “현재 (산업, 노동계가) 엄청난 격변기 속에 있다”면서 “6월정신이 복잡한 현재를 담아낼 수 있는 담론 역할을 해주길 바라고, 6월항쟁 안에 변혁의 잠재력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민주노총도 6월정신을 위해 힘을 보태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이 날 기념식에는 故 송영순 씨와 함께 일본에서 활동한 후카미쓰 신부가 참석해 뜻을 더했다. 故 송영순 씨는 일본 카톨릭 정의평화협의회에서 활동하며 3.1절 명동기도회 사건 대응과 김지하, 김대중 구명운동 등에 앞장섰다. 또 구속사제 기도회 개최, 한국 상황을 해외에 알리는 문서 번역과 책자 간행을 주도하는 등 해외 연대에 헌신적으로 노력했다.
이에 국민주권정부는 이 날 오전 용산구 남영동 민주화운동기념관에서 열린 6월항쟁 39주년 정부기념식에서 故 송영순 씨에게 국민훈장 석류장을 추서했다.
후카미쓰 신부는 “남영동 대공분실에 모여서 정의, 진리, 희생자를 생각하는 것 자체가 미사이자 기도이며, 옛 선조들이 이야기하는 제사라고 생각한다“면서 6월항쟁 기념식에 참석과 남영동 대공분실 방문소감을 밝혔다.
이 날 시민기념식은 (사)6월민주항쟁계승사업회, 이한열기념사업회 박종철기념사업회 인천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전대협동우회, 전국대학민주동문회협의회, 70년대 민주노동운동 동지회가 공동주최했고 6월민주항쟁계승사업회, 대한성공회 정의평화사제단이 공동으로 주관했다.
주최, 주관 단체들과 참석한 시민들의 뜻을 모은 39주년 기념 <국민에게 드리는 글>은 박종철기념사업회 강동현 재학생 대표와 이한열기념사업회 강새봄 이사가 낭독했다.
이들은 ”6월의 정신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면서 ”촛불의 힘도, 빛의 혁명도 아직 완서오디지 않았고 다시 광장에서, 헌법 앞에서, 다시 국민과 함께 민주주의의 길을 열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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