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해외 전문가들의 분석을 종합해 보면, 이번 사태는 전면전의 재개라기보다 호르무즈 해협의 통제권을 둘러싼 팽팽한 힘겨루기로 보는 것이 더 정확할 듯하다.
존 미어샤이머(John Mearsheimer) 교수와 같은 권위 있는 국제정치학자는 이번 충돌을 휴전을 무효화하는 전면적 군사 대결이 아니라, 전략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주도권 다툼의 일환으로 분석하고 있다.
미어샤이머 교수에 따르면 최근 미·이란 간의 군사 행동은 일종의 '맞대응(tit-for-tat)'으로, 결국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싸고 누가 실질적 통제력을 쥐느냐를 가리는 주도권 싸움이라 할 수 있다.
핵심 쟁점은 단순한 '항행의 자유'가 아니라, 해협에 대한 실질적 '주권'의 문제로 귀결된다. 이란은 오만 영해를 경유하는 선박을 포함해 해협을 통과하는 모든 선박이 자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이는 사실상 해협 전체에 대한 독점적 통제권을 의미한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통행권 장악을 '경제적 핵무기'에 비유할 만큼 그 전략적 가치를 높이 평가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미국과의 정식 휴전협정 체결 이후 환경세 명목으로 통행료를 징수할 계획까지 세워둔 이란로서는, 해협에 대한 주권적 권리를 결코 양보할 수 없는 셈이다.
이란의 입장에서 보면, 초강대국 미국과의 대결에서 전략적 승리를 거둘 수 있었던 것도 결국 세계 경제의 목줄인 호르무즈 해협을 장악했기 때문이며, 향후 미국의 전면적 재침공에 맞서 싸울 때 가장 강력한 무기 역시 바로 이 해협이라는 사실이 이란의 전략적 셈법을 뒷받침한다.
최근 이란이 자국의 통제권을 벗어나 통항하려던 유조선들을 공격한 것도, 바로 이러한 독점적 통제권을 확립하고 유지하려는 전략적 판단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보복 공격을 감행하자 이란 역시 쿠웨이트와 바레인의 미군 기지를 맹폭하며 강경하게 맞섰다.
그럼에도 미국은 전면적인 군사 공격을 재개하는 대신 카타르의 중재를 받아들여 이란과의 후속 협상에 임했다. 사실상 한발 물러난 것이다. 이러한 흐름을 고려하면, 미국은 결국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일정 부분 인정하는 타협안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이 강경한 군사적 옵션을 선택하지 못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사실상 가용한 군사적 카드를 모두 소진했기 때문이다. 지난 4개월간의 전쟁에서 미국은 세계 최강의 공군력과 해상 봉쇄 작전을 총동원하고도 이란을 굴복시키는 데 실패했다. 최후의 수단으로 여겨지는 지상군 투입마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에서, 미국으로서는 더 이상 이란을 압박할 유효한 수단을 찾기 어려운 처지다.
이번 충돌은 미국의 군사적 한계를 여실히 드러내는 계기가 되었다. 미국은 이란의 극초음속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방어하는 과정에서 막대한 양의 요격 미사일과 정밀 방공 무기를 소모했고, 이로 인해 대규모 전쟁을 지속할 여력을 잃었다. 더욱이 협상 타결 이후 중동에 전개했던 전투기, 항공모함, 특수전 부대를 이미 본국으로 철수시키는 수순을 밟고 있어, 이를 번복하고 전면전을 재개하기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여기에 더해, 중국이 미국의 요격 미사일 생산에 필수적인 희토류의 대미 수출을 전면 통제하면서 소진된 미사일 재고를 보충하는 것조차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이는 미국이 전면전 재개를 단념하게 만든 결정적 요인 중 하나로 작용했다.
한편, 이스라엘은 미국의 휴전 협상을 저지하기 위해 강력히 반발하고 있으나, 이 역시 현실적인 한계가 뚜렷하다. 미국의 전폭적인 군사 지원 없이는 이란을 상대로 단 일주일의 전쟁조차 독자적으로 수행할 능력이 부족한 이스라엘로서는, 협상 방해 시도가 실질적인 영향력을 갖기 어려운 셈이다.
결론적으로 이번 이란과의 충돌은, 미국이 더 이상 전 세계를 좌지우지하는 유일무이한 초강대국이 아니라는 냉혹한 현실을 국제사회에 다시 한번 각인시킨 사건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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