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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개벽꽃 피는 마을.3 빈집의 꿈1-대숲의 노래

강주영(전주동학혁명기념관 운영위원) | 기사입력 2020/12/23 [20:48]

[시詩] 개벽꽃 피는 마을.3 빈집의 꿈1-대숲의 노래

강주영(전주동학혁명기념관 운영위원) | 입력 : 2020/12/23 [20:48]

들숨에도 날숨에도

댓잎만 두런거립디다.

그 사내 늙어서도 지지 않고

탁주에 둥둥 뜹디다

댓잎마다 서리가 내리는

조선낫 같은 초승달 뜬 밤

나락 가마니를 헐어

대숲에 뿌리고

동구를 나선

봉준이는 돌아오지 않습디다

한지에 채색화 박홍규 '빈집의 꿈1-대숲의 노래'
한지에 채색화 박홍규 '빈집의 꿈1-대숲의 노래'

 

무청 시래기처럼

말라 부서지는 빈집

바람벽에 가을볕이 둥둥 뜨고

검기운 빈집 뜨락에

가랑잎이 한 잎 두 잎

배들평 들녘 소실점에 까마귀 떼

멀리 하나,

가까이 백, 이백, 삼백

바람으로 몰려옵디다

바람 줄기마다

댓잎이 두런거리는데

전녹두 옛집

빈집에는 흩어진 꿈만

붉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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