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숨에도 날숨에도 댓잎만 두런거립디다. 그 사내 늙어서도 지지 않고 탁주에 둥둥 뜹디다 댓잎마다 서리가 내리는 조선낫 같은 초승달 뜬 밤 나락 가마니를 헐어 대숲에 뿌리고 동구를 나선 봉준이는 돌아오지 않습디다
무청 시래기처럼 말라 부서지는 빈집 바람벽에 가을볕이 둥둥 뜨고 검기운 빈집 뜨락에 가랑잎이 한 잎 두 잎 배들평 들녘 소실점에 까마귀 떼 멀리 하나, 둘… 열 가까이 백, 이백, 삼백 바람으로 몰려옵디다 바람 줄기마다 댓잎이 두런거리는데 전녹두 옛집 빈집에는 흩어진 꿈만 붉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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