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카와 연계한 해상교통 부활로 원도심 활성화 시켜야 해
어젯밤 심야 열차를 타고 목포에 왔다. 목포의 원도심은 여전히 유령도시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어째서 목포는 수많은 자산을 가졌는데도 여전히 답보상태일까. 더구나 서울에서 ktx로 2시간 반 밖에 안 걸리고, 빠른 것은 2시간 5분이면 도착하는 열차도 있다. 교통 여건이 여수나 순천 통영보다 편리하다.
ktx, srt, 서해안 고속도로, 호남고속도로 등 접근성 좋은 교통 여건에 수백이나 되는 근대문화 유산과 뛰어난 먹을거리, 1천 개가 넘는 다도해 섬들의 통로라는 지리적 이점, 근래에는 케이블카까지. 게다가 근래에는 목포의 문화적 가치를 누구보다 먼저 알아본 손혜원 전의원에 대한 마녀 사냥으로 목포에 대한 엄청난 홍보까지, 관광도시로서 유리한 조건은 다 가지고 있는데도 목포 원도심은 여전히 유령도시 같다. 왜일까
2015년까지는 목포 관광객 수는 100만 명 이하였고, 2018년에는 388만 명이었다. 하지만 2019년에는 700만 명으로 급증했다. 소위 ‘손혜원의원 효과’로 시작된 목포에 대한 관심이 2019년 9월6일 목포 해상 케이블카 개통 이후 폭발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관광객 수 급증에 비해 목포의 대표적인 관광 자원인 원도심 활성화는 더디기만 하다. 물론 최근의 침체는 코로나 사태의 영향이 크긴 하지만 케이블카 효과가 구도심 활성화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는 것은 코로나와는 무관하다. 여수나 통영과는 달리 어째서 케이블카 이용객들의 원도심 유입이 미미한 것일까. 케이블카 이용객들의 원도심 유입 전략이란 게 있기나 할까 케이블카 이용객들의 원도심 유입이 미미한 것은 케이블카 노선 운영상의 문제 때문이다. 현제 케이블카는 왕복 노선으로 북항-유달산-고하도-유달산-북항 왕복과 고하도-유달산-북항-유달산-고하도 왕복이 있고, 편도 노선은 북항-유달산-고하도와 고하도-유달산-북항이 편이 있다. 편도 노선도 있지만 대부분은 왕복 이용객들이다. 가격도 왕복에 절대적으로 유리하게 되어 있다. 일반 캐빈 왕복은 2만2천 원 편도는 1만8천 원으로 왕복과 편도가 4천 원 차이에 불과하다. 크리스탈 캐빈도 왕복 2만7천 원, 편도는 2만1천 원이다. 무조건 왕복에 혜택을 주는 요금체계다. 차량을 가져온 운전자들이라면 왕복을 택할 수밖에 없는 노선과 요금이다.
따라서 케이블카 이용객들 대다수는 차량을 이용해 목포에 온 뒤 케이블카 왕복을 한번 탄 뒤 목포를 빠져나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는 애초부터 케이블카가 목포의 발전이 아니라 케이블카 운영회사에 절대적인 이익을 몰아주는 구조로 설계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케이블카 이용객 대다수는 왕복 케이블카 한번 탄 뒤 바로 목포를 빠져나가거나 기껏해야 점심 한 그릇 먹고 목포를 떠나게 된다. 원도심의 근대문화유산에 대한 사전 지식이나 정보가 없이 케이블카 탑승을 목적으로 목포를 찾아온 관광객들이 원도심으로 유입되지 않는 것은 그 때문이다. 목포의 영산인 유달산을 파괴하면서까지 만든 케이블카가 결국 업자만 배불리고 있는 것이다. 이러자고 목포 사람들이 유달산 케이블카를 찬성했을까 개인적인 생각은 여전히 유달산 케이블카는 생기지 말았어야 한다고 본다. 목포의 가장 소중한 자산인 유달산 전망을 파괴했고 이익은 케이블카 업체에만 돌아갈 것이 명확히 예상됐기 때문이다. 목포 사람들도 많이 반대했지만 목포가 워낙 침체해 있으니 케이블카라도 만들면 좀 나아지지 않을까하는 실낱같은 마음에 유달산을 포기하고 케이블카를 용납했던 것이다. 그러니 이제 와서 어쩌겠는가.
목포대교 건설 이후 사라진 목포 앞선창과 고하도 해상교통 노선을 부활시켜야 목포의 활성화를 위해 케이블카가 제 역할이라도 해주길 바랄 뿐이다. 하지만 그 기대 또한 쉽지 않아 보인다. 오래가지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목포시민들이 케이블카 효과를 조금이라도 같이 누려야 하지 않겠는가. 계속 업자 배만 불릴 것이 아니다. 업자가 독점하고 있는 케이블카의 이익을 목포 시민들에게 나누어줄 수 있도록 목포시가 역할을 해야 한다. 목포시는 그럴 의지가 있기나 한 것일까.
여전히 침체해 있는 원도심 활성화를 위해서는 케이블카 이용객들을 원도심으로 유입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관건이다. 어떤 방법이 가장 효과적일까 케이블카 탑승객이 원도심을 지나갈 수밖에 없는 시스템을 만들면 된다. 원도심에도 승강장을 만들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목포대교 건설 이후 사라진 목포 앞선창과 고하도 해상교통 노선을 부활시키면 가능하다. 그런 다음 케이블카 이용 시 왕복, 편도 외에 해상 교통(여객선 혹은 유람선) 노선을 추가 시켜 주는 것이다. 고하도 승강장에서 고하도 뱃터까지는 셔틀버스를 제공하고 걷기 여행객의 경우 고하도 승강장에서 뱃터까지 트레일을 따라 걷도록 해주면 된다.
그러면 케이블카 왕복보다는 돌아올 때는 배를 타고 오는 것을 선호할 가능성이 크다. 고하도에서 선박을 이용해 목포 앞 선창에 넘어온 관광객들은 원도심을 걸어서 탐방하며 근대유산을 탐방하며 목포를 더 깊이 여행하게 될 것이다. 이들은 무료 셔틀버스로 북항의 케이블카 승강까지 이동수단을 제공하면 된다. 뱃길을 통해 케이블카 이용객들이 원도심에 유입된다면 원도심 활성화가 더욱 빠르게 일어날 것이 명확해 보인다. 목포시가 케이블카와 연계한 해상교통 부활로 원도심 활성화에 적극 나서주면 될텐데 어째서 손을 놓고 있는 지 안타까울 따름이다. 그저 끊긴 뱃길 하나 되살려 주기만 하면 되는 일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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