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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령(生靈)이 기화(氣化)하는 봄에 보내는 편지

강주영(전주동학혁명기념관 운영위원) | 기사입력 2021/04/30 [11:49]

생령(生靈)이 기화(氣化)하는 봄에 보내는 편지

강주영(전주동학혁명기념관 운영위원) | 입력 : 2021/04/30 [11:49]

동무님!

산 벚꽃이 뭉게뭉게 피는데, 지금이 또 지금, 다시 또 지금이 되도록 소식이 없네. 모여지고 쌓여서 겨울에 눈 내리고 쌓이는 소리, 빈 들의 한 그루 나무에 쌓이고 날리는 만 송이 눈꽃 소식을 들으려고 그러는가  가슴애피 없는 사연이 어디 있겠는가  살다 보면 절로 쌓여서 나오는 것을.

하늘이 내는 생령(生靈)한 꽃잎들이 날리는데 자폐한 문 없는 감옥에 꽃 이파리 하나 날리지 않네. 꽃잎 날리는 '그렇다'한 기연(氣然)한 세상에 한 이파리 자취도 없는 '아니다'한 불연(不然)한 뜰이네. 불연이 기연이요, 기연이 불연인데, 봄밤에 흰 별빛 하나 홀로 뜬 어둠에 있네. 산문에 종 치던 스님은 흔적이 없는데 종소리는 천강(天江)을 건너오네. 달은 하나인데 달빛은 천강에 제각각이네.

모셔서 천()()()이 삼합(三合)으로 하나요, 모셔서 경천(敬天)경인(敬人)경물(敬物)이 삼경(三敬)으로 하나요. 인드라망에 핀 만다라의 꽃들이 화엄이요, 하늘이 만인만물에 깃들었다는데 사람이 하늘, , 사람을 핍박하는 생령이 죽은 자로 사는가  가르고, 분별하고, 죽이고, 차별하고 그렇게 우승열패, 약육강식, 자연선택으로 진보진화하자는 것인가 

 

 

동무님!

살리는 모심()에 어찌 진보가 있겠는가  우주를 낳은 태허의 무명한 도(), 천지만물을 창조한 하나님, 삼천 털벌레에도 깃들어 하늘로서 하늘을 먹고 하늘을 낳는 하늘님(한울님)이 진보진화한다는 것인가  깨달아 행함이 어찌 진보이겠는가  본디 모신 것을 죽여서 죽은 자로 살며, 찢고, 억압하고, 빼앗다가 본디 모신 하늘을 다시 모셔서 부활하고, 창발하며, 기화(氣化)하는 것이 진보진화인가 

상품이라는 것이 본디 갑돌이의 기운이요, 갑순이의 숨결인데 갑돌이와 갑순이의 기와 숨결은 죽고, 이마의 낙인 같은 바코드의 1만 원, 10만 원하는 가격만 남아 있는 세상이 어찌 하나님 나라이며, 화엄정토이며, 하늘 세상이겠는가 

서구의 이성과 과학이 세포의 자기분열과 자기조직화, 자기창발로서 생성은 알되 우주의 기화가 없으면 생성과 창발이 없음을 모르니 저들은 분석하고 가를 뿐이지 않겠는가  저들은 빈 들의 나무 한 그루에 쌓인 만 송이 눈꽃, 만화일목(萬花一木)의 하늘을 모르니 너도 나도 없는 하나된 큰 세상(한울), 하나이되 꽃송이 하나 하나가 주체인 "자유로운 주체들의 한 세상" 개벽을 열겠는가 

 

 

뉴딜이라 하여 청정한 에너지만 쓰면 되는 것처럼 말하니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이 되겠는가  갑돌이 갑순이는 사라지고 상품이라는 물건만 남은 물신(物神)의 세상이 사라지겠는가. 그러고도 새판짜기라고 뉴딜(New deal), 뉴딜한다네. 뉴딜이 진보진화라는 것인데 과거의 성장, 분별의 선천이 커짐에 불과하니 헌판이요, 올드딜(Old deal)이라네.

동무님!

조선(북한)의 김봉한(동의가 아닌 서양의 출신이다.)이라는 분이 서구의 해부학적, 물리적으로는 그 존재를 결코 입증할 수 없는 그래서 미신이라고 하는 '경락'이 실체함을 서구의 분석적 해부학적, 전자현미경 방법 등으로 밝혀냈었지.

나아가 '산알'이라 김봉한이 이름한 것이 있는데, 이것이 생명의 원천이라는 것이야.(생명 유기체의 자기 갱신에 관한 신학설 제창, 1964) 서구 학설은 단백질이 결합하여 세포가 자기분열 자기조직화하여 생명현상을 일으킨다는 것이지. 그게 아니라 '산알'(아마도 산 것을 낳는 알기라는 뜻 아닐까.)이 세포 이전의 형태로 경락을 순환하면서 세포의 생성과 사멸을 주관하고 있다는 것이네.

산알학설은 유사 이래 축적된 서양의 모든 과학 업적에 벼락이 친 셈이지. 세포의 원천은 산알이고 산알은 기에서 오고 사람은 곡기와 정기를 섭취하여 곡기는 몸으로 가고 정기는 정신이 된다는 것이 동의학의 기본인데 이를 김봉한이 실증적으로 입증한 것이라는 것이지. 동의학에 밝은 동의사에 물으니 한때는 미신 취급하던 동의 기()를 도리어 서구에서 정보화하고 측정하고 표준화 작업까지 시도하고 있다고 하네.

 

 

전기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배터리에 저장도 하고, 10암패어, 20암페어, 100볼트, 220볼트 측정도 하지 않는가  그러니 기도 배터리에 저장할 수도 있지 않겠는가  아니지 이미 우황청심환이니 하는 것이 전기의 배터리 같은 것이라고 하겠네. 우황청심환이 새로운 차원으로 나타나는 그때, 기의 흐름을 조화롭게 하는 각종 수련법 명상, 참선, 기공, 주문수련, , 요가, 기론, 전통 무예....등이 초딩 때부터 교육에 들어가면 문명관이 뒤집어질까 생각해 보네.

 

이것은 진보가 아니라 근원으로 돌아감이니 어찌 오고 감이 없는 무왕불복지리(無往不復之理)의 이치가 아니라고 하겠는가  문병개벽이란 생령으로 산 자였던 아담이 선악과를 따먹어 (생령)이 죽은 자로 산 아담 (지금의 호모사피엔스)이 다시개벽하여 생령이 산 (선악과를 먹기 전의) 아담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닐까 

하여 문명개벽이란 진보가 아니라 시원의 하늘로 가는 것이니 그것이 동학이 말하는 모시는 이는 안으로는 하늘이 가득하여 밖으로는 만인만물과 서로 조화(호혜우정환대상호부조)를 이룬다는 가르침인가 하네.(시자(侍者)는 내유신령(內有神靈)하고 외유기화(外有氣化))

 

 

봄이 되니 천지가 기화만발이나 사람 세상만이 기화가 끊겼으니

! 꽃잎의 흩날림이여! 수운의 시를 읽으며 망연히 봄빛만 바라보네

 

조각 조각 날고 날림이여, 붉은 꽃의 붉음이냐.

가지 가지 피고 핌이여, 푸른 나무의 푸름이냐.

부슬 부슬 흩날림이여, 흰 눈의 흰 것이냐.”

 

片片飛飛兮 紅花之紅耶

편편비비혜 홍화지홍야

枝枝發發兮 綠樹之綠耶

지지발발혜 녹수지녹야

霏霏紛紛兮 白雪之白耶

비비분분혜 백설지백야

 

-수운, 화결시和訣詩 , 부분 -

 

글 : 강주영(전주동학혁명기념관 운영위원)

사진 : 김태희(직접민주주의뉴스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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