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을 돌아봅니다. 서울풀뿌리시민사회네트워크(이하 서풀넷) 창립총회가 2023년 3월 28일 오후3시, 전태일기념관 2층 울림터에서 열렸다. 이 날 창립총회는 2021년 6월 서울시의 네 단체(서울시마을법인협의회, 서울시민사회네트워크, 서울마을활동가연대, 사단법인 마을) 대표단 회의가 시작된 지 2년여 만에 만들어낸 변화다. 대표단 회의는 그간 서울시 혁신정책 후퇴와 시민사회 영역의 정치적 공세에 대응하는 기자회견 등 활동을 갖고 현안대응, 공론논의를 이어왔다. 2022년 2월부터 풀뿌리 시민사회 활동가 집담회를 개최했고 이 과정에서 서풀넷이 제안돼 창립으로 결실을 맺었다. 서풀넷이 창립되면서 서울시민사회네트워크는 발전적 해산했고, 서울시마을법인협의회와 서울마을활동가연대는 네트워크 조직으로, 사단법인 마을 역시 본연의 기능을 이어간다. 창립총회 당일 기준으로 서울 25개 자치구 중 15개 자치구의 단체와 광역단체 2곳이 서풀넷과 함께했고 서풀넷은 향후 모든 자치구의 단체들이 함께할 수 있도록 연대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창립총회에 앞선 오프닝 토크쇼에는 김은정 서울기후위기비상행동 대표, 남우근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정책위원, 백해영 前서울시도시재생지원센터 센터장, 최순옥 열린사회은평시민회 운영위원, 인정현 노원사회적경제센터 사무국장이 참여해 생각을 나누었다. '혁신정책의 퇴행에 맞서 풀뿌리시민사회가 갖춰야 할 1가지', '서울풀뿌리시민사회네트워크에 바란다'라는 두 가지 질문에 최순옥 운영위원은 “우리들의 노력이 정치이슈로 수세에 몰리는 경험을 했다”면서 “연결을 강조했지만 얼마나 함께했는지 돌아보았다”며 실제적 연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서풀넷이 ‘실제 일상에 참여해 어떤 변화를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하고 ‘온라인 공간 마련의 필요성’을 당부했다. 인정현 사무국장은 “사회적경제 10년을 성찰하며 어떤 게 부족했는지 돌아보았다”며 “시민에게 가까이 가는 걸 놓치고 있었다”는 의견을 밝혔다. 나아가 “원칙을 중심에 놓고 공부하는 시간을 가졌다”면서 사회적경제 내부의 자기혁신을 강조했고 주민참여구조를 위한 관계망 확대, 지역사회 설득, 시민이 조달하는 자본확대를 과제로 꼽았다. 남우근 정책위원은 “조직화부터 시민들의 요구와 권리가 반영되는 구조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하며 “현장은 일하는 시민으로 의제가 넓어지고 있지만 노동조합 내부에서는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고 문제를 꼬집었다. “시민사회와 노동의 만남이 필요하다”고 생각을 전하며 “역량을 갖추기 위한 공부가 필요하다”고 의견을 밝혔다. 김은정 대표는 “시민들의 정치적 실행력을 고민해야 하고, 연결을 통해 힘이 나온다”고 전제하며 “연결이 어떤 연결이고 어디와, 누구와, 무엇을 향해 연결돼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변에서 여러활동을 어떻게 다 하는지 묻는데, 내적으로는 기후위기 행동과 풀뿌리 의제가 분리돼 있지 않다”며 풀뿌리에서부터의 행동과 고민을 강조했다. 백해영 전 센터장은 “2010년대가 의제의 풍년기였고 거의 모든 주제를 다룬 듯 하다”고 돌아보며 “의제가 뿌리를 내리려면 시간이 드는 데 아직 곳곳에 뿌리내리지는 않았다”고 현재를 진단했다. 이어 의제를 긴 호흡으로 고민하고, 선순환 시스템을 구축하는 중장기 계획을 만드는 공론장’을 주요과제로 꼽았다. 아울러 “의회와 행정을 건설적으로 비판하고 약자의 이익을 대변하는 일을 어떻게 되살릴지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을 전했다. 오프닝 토크쇼가 끝난 후 ‘심심프로젝트’가 축하무대를 선보였다. 공연에서는 작은 덩치지만 한 데 모여 큰 고기와 맞먹는 멸치를 소재로 한 노래 <멸치>를 불러 총회의 의의를 빛냈다. 이어서 열린 2부 창립총회에서는 정관, 임원선출, 2023년 사업계획과 예산을 심의, 의결했고 장이정수 중랑마을넷 상임이사와 박승한 관악사회복지 이사장이 공동대표에 취임했다. 박승한 이사장은 “쉽지 않은 환경이지만 이를 탓하는 무기력에 빠지지 않고 존재가치를 보여줘야 할 때”라고 말하며 “지난 10년의 경험을 비판적으로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야 할 때”라고 성찰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지금은 (더 많은 단체와 함께할 수 있도록) 조직하고, 미흡한 점을 함께 공부해야 할 때”라고 생각을 밝혔다. 서풀넷은 시민의 자발적 참여가 확대되는 시민사회운동으로 시민력 강화, 서울시정 및 의정활동에 시민참여를 확대해 풀뿌리 민주주의를 강화, 자치구 풀뿌리시민운동이 활성화되고 지속가능하도록 연대를 강화, 풀뿌리 시민사회의 기본인 활동가들의 성장과 협력을 강화하는 활동을 사업목적으로 제시했다. 시민참여위원회, 시민성장위원회, 시민조직위원회로 구성된 실행위원회는 각각 ‘서울시정/의정 모니터링 및 현안대응을 통한 풀뿌리민주주의 강화’, ‘법인/단체와 활동가 성장을 위한 역량강화 및 지원’, ‘풀뿌리시민사회 연대 강화를 위한 조직 확대 및 재정마련 및 정보공유 및 자료축적(온라인)’을 주요사업으로 이어갈 예정이다. <저작권자 ⓒ 직접민주주의 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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