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교육감 보궐선거 그리고 민주진보교육감 12년의 교육을 돌아볼 수 있어야 한다강현만 시인의 『따따부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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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16일 서울 시민은 교육감 보궐선거에서 민주진보후보의 타이틀을 가진 정근식을 뽑았다. 우주의 기운이 점술사로 이어지는 시국이지만 정근식의 당선은 예견된 일이었다. 대한민국 서울 시민의 의식은 최소한 윤석열·김건희 위에 있다.
‘평가의 시간, 평가의 공간 – 반성과 성찰’
언제부터인지 평가에 인색한 모양이 되었다. 매사 모든 일에 처음과 끝은 종합적인 평가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도 평가가 없어진 세상이 되었다. 반성과 성찰이 없다. 냉정하고 치열한 비판과 비판을 통한 반성과 성찰로부터 새로운 과제와 미래가 제시되는 모양이 보이지 않는다.
도 아니면 모다. 내 편이 아니면 적이다. ‘위험한 진영’의 사회가 되었다. 한국 사회는 물질만 쌓아 올린 정신적 공허의 사회가 되었다. 대통령이 편을 가른다. 당 대표도 내 편이 아니면 사정없이 내친다. 수준 낮은 나팔수들의 선동과 돌팔매질은 언제나 깃발이 높다. 허접한 유튜버는 거짓말과 사기를 앞세운 진영의 출중한 도구로서 역할을 다하고 있다.
학교, 지역교육청, 서울시교육청, 전교조, 학교비정규직노조, 시민사회교육단체 등 대한민국의 교육에 대해 고민하고 응원하는 사람과 조직이라면 서울시 교육에 대해 진단하고 평가할 수 있는 단위를 만들어야 한다. 한 사람도 빠짐없이 토론에 참여하고 의견을 내야 한다. 이렇게 토론은 쌓이고 평가 속에 담겨야 한다.
‘곽노현, 조희연 민주진보교육감 체제는?’
대한민국의 민주진보교육감 12년은 우리 아이들을 어떻게 성장시키고 있는가? 정근식 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 주장처럼 ‘친일파의 역사 왜곡, 한강 작가의 소설 폐기’가 대한민국 교육의 본령인가? 정근식 교육감은 곽노현, 조희연 민주진보교육감 체제를 그대로 가져갈 것인가? 아니면 한 단계 높은 변화와 역동성을 가진 교육의 기치를 내세울 것인가?
곽노현, 조희연 민주진보교육감 체제에서 교육받은 10대, 20대, 30대는 왜 ‘경쟁과 능력주의’에 사로잡혀 있는가? 왜 불평등 사회의 지지자가 되었는가? 도대체 민주진보교육감 체제의 교육에 어떤 부분이 아이들을 이렇게 만들었는가? 왜곡되고 굴절된 정치권의 일탈이 미치는 사회적 환경이 있다손 치더라도 민주진보교육감 체제의 학교와 학생은 다른 변화와 모양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왜 전교조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에 반대 성명을 내야 하는가? 학교의 구성원들은 전교조, 행정실장 노조, 공무원노조, 비정규직 노조 등 왜 갈기갈기 찢겨 노동조합을 결성해야 하는가? 이런 문제는 그저 각급 단위의 문제인가? 민주진보교육감 체제에서 해결할 수 없는 일인가?
자유, 민주, 정의, 평등, 혁신교육 등 온갖 보기 좋은 말들은 교정 입구에 다 모아 놓고서도 학교 구성원의 소외된 사각지대는 어처구니없는 임금과 노동조건으로 차별받아야 하는가? 평등과 정의, 차별과 불평등은 동행하는 교육인가?
‘교육감 자리는 가문의 영광인가?’
교육감을 왜 하려고 하는가? 무엇을 위해 교육감을 하려고 하는가? 이번에 선출된 정근식 교육감을 비롯해 선출직에 도전하는 자들이라면 묻고 또 물어야 한다.
학생을 위해서, 학부모를 위해서, 교사를 위해서, 대한민국의 교육을 위해서 등등 이런 하나 마나 한 말을 내세우는 자는 이유가 없다. 교육은 ‘교육감’ 혼자 하는 리싸이틀이 아니다. 각급 조직의 유기적 연계와 협력, 상호 비판과 견제 속에서 좀 더 나은 내일의 교육을 세워갈 수 있다.
교육감 혼자 하는 교육은 그냥 망조다. 시민정책참여 확대를 위한 서울교육플러스위원회를 설치하겠다고 했다. 시민정책참여 부분, 부문만이 아니다. 많은 영역에서 민의 목소리가 함께 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학생과 학부모, 학교와 교육청 등 구성원 모두의 유기적이고 활발한 참여 속에 교육감의 지향과 정책에 대해 보태지고 힘이 될 수 있어야 한다.
‘에둘러 김누리를 비판한다.’
김누리 교수는 이번 서울시 교육감 보궐선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학생인권조례와 학생인권법을 찬성하는 정근식과 반대하는 조전혁 그리고 윤석열 대통령의 승자독식, 기울어진 운동장을 정당화하는 전형적인 기득권의 논리로서 천박한 시장주의적 교육관을 비판하고 있다.
한국이 시대착오적인 “경쟁시장 구도”, ‘세계 최악의 경쟁교육’임을 국제적으로 ‘공인’받고 있다며, 우리 아이들의 미래는 물론, 한국 사회의 변화, 대한민국의 존속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선거이기에 서울 시민들은 모두 빠짐없이 투표장으로 나서라고 주장했다.
앞뒤 다 자르고 김누리의 문맥만 보면 딱히 틀린 말이 없다. 문제는 김누리 글에서도 언급하고 있지만 ‘학벌계급사회’를 철폐하기 위해 ‘경쟁교육’의 문제점만 지적하고 나열하면 해결되는가. 왜 웃음이 넘치고 패기 발랄해야 할 고등학교가 “사활을 건 전쟁터”가 되는가?
‘세계에서 가장 불평등을 선호하는 국민’(World Values Survey 2020), ‘세계에서 갈등이 가장 심한 나라’(킹스칼리지 런던정책연구소 2020), ‘세계에서 관용도가 가장 낮은 나라’(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 2015), ‘어려울 때 도움을 청할 사람이 가장 적은 나라’(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 2014)는 민주당의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정권 그리고 곽노현, 조희연 민주진보교육감 체제는 어디에 놓여 있는가? 어디에 자리하고 있는가?
김누리 교수는 정근식 교육감 체제에서 “사활을 건 전쟁터”가 아니라 자유, 민주, 정의, 평등, 민주시민교육 체제가 얼마나 자리 잡을 것으로 보는가? 오히려 민주당의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정권 그리고 곽노현, 조희연 민주진보교육감 체제가 신자유주의 교육정책에 순응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묻고 또 물어야 한다.
학벌계급사회는 어떻게 만들어지고 있는가? 학벌 체제를 어떻게 없앨 수 있는가? 김누리는 교육감 보궐선거 과정을 통해 이런 문제에 대해 엄중하게 물어야 했다.
‘소중한 한 표로 졸속, 불통, 퇴행 교육을 막아 주었다.’
1) 맞춤형 학습지원 위한 1교실 2교사제
2) 어린이, 청소년 행복지수 개발을 통해 행복성장지원
3) 무상교통 기후동행카드 발급
4) 문화예술체육 활동 10만 원 바우처제도 도입
5) 스쿨매니저 제도 활용 방과 후, 휴일 학교복합시설 개방
6) 학교폭력 없는 안전한 학교
7) AI디지털교과서 졸속 도입 반대
민주진보단일후보 정근식, 교육 걱정을 교육 안심으로 바꾸며 내건 주요 정책들이다. 웬만하면 누구나 내놓을 수 있는 정책에서 크게 다른 것이 없다.
집단지성, 과제의 집행에 대한 평가를 철저히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시대와 민중의 요구는 직접민주주의다. 직접민주주의의 형식과 내용이 자리 잡을 수 있기를 바란다. 자화자찬, 진영의 논리에 사로잡힌 생색내기가 아니길 바란다. 교육이 진정으로 한국 사회를 바꿀 수 있고, 바꾸기를 바란다면 큰 틀에서 줏대 있는 정책들에 대해 목소리를 내야 한다.
‘학력 간 차별을 통해서 노동자의 계급·계층 서열화를 조장하는 차별을 철폐해야 한다.’ 학력 간 차별을 조장하는 대학의 서열화를 철폐해야 한다. 판검사, 의사 등 소수 기득권, 엘리트층이 돈과 권력을 움켜쥐는 사회가 아니라 어떤 노동이든 존중받고 차별받지 않는 사회가 되도록 만들어야 한다. 입시 경쟁교육 철폐, 대학 무상교육 등 한국 교육을 책임지는 교육감이라면 이런 정도의 사명감은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교사의 정치기본권을 보장하는데 앞장서는 교육감이어야 한다.’ 교사의 정치기본권을 보장하지 않는 이데올로기는 깨야 한다. 전교조 등 교육단체와 함께 정치기본권 쟁취를 위해 싸워야 한다. ‘학교 구성원 간 차별을 없애야 한다.’ 임금과 노동조건에 차별을 없애야 한다.
사람 사는 세상은 동물의 왕국이 아니다. 세상의 차별과 불평등은 학교부터 사라져야 한다. 선출직 교육감은 이런 역할과 지위를 부여받는다. 서울 시민은 소중한 한 표로 졸속, 불통, 퇴행 교육을 막아 주었다. 힘들고 필요하면 시민의 힘에 의지하라. 지켜볼 일이다.
보충]
민주진보교육감 단일후보 선출을 위한 시민사회단체 텔레그램방에 내부 경선 관련하여 ‘곽노현이 떨어졌다’는 글이 게시되었다. 누군가에 의해 글이 삭제되었고, 자의적인 글 삭제는 반인권적이며 파시즘일 수 있다는 짧은 댓글도 연이어 삭제되었다. 잠시 후에 텔레그램방에서 강제로 쫓겨났다. 민주진보 교육 운동한다는 자들의 단체방에서 발생한 일이다. 이 일에 대해 박은경 대표는 전혀 알지 못했다고 한다.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백번 양보해서 왜 글 삭제가 이루어졌으며, 텔레그램 방에서 강제로 쫓아냈는지 이유 정도는 밝혀야 하는 것 아니겠는가? 방의 권한을 가지고 있다는 그 알량한 힘도 권력이라고 함부로 하는 자가 무슨 민주진보교육을 운운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씁쓸하다. 지금이라도 사실관계에 대한 해명이 있기를 기대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