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나누기의 뜻, 모든 세대가 함께 총칼에 맞선 민주주의 현장에서 빛나’민주화운동, 그 기억과 ‘여섯 번째’ 희망나누기“비상계엄을 보면서 민주사회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인가 하는 충격을 받았습니다. 이런 생각을 가진 청년은 저뿐만이 아니어서 많은 청년들이 거리로 나왔습니다. 응원봉에 환호해주는 어른들의 모습을 보면서 연대의 감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앞세대와 뒷세대가 함께 민주주의의 현장을 지키고, 민주주의가 위협받지 않도록 힘과 지혜를 모으는 것, 이것이 희망나누기의 모토가 아닐까 합니다.”
<민주화운동, 그 기억의 ‘여섯 번째’ 희망나누기>(희망나누기) 사회를 맡은 장설씨의 이야기다. 장설씨는 민주화운동에 헌신하다 유명을 달리한 故 장병민님의 유자녀이다.
2020년 첫 삽을 뜬 희망나누기는 어느새 여섯 번째를 맞이했다. 민주화운동 동지들의 유자녀를 후원하고 싶다는 한 독지가의 기부로 시작된 희망나누기는 지난 6년간 64명의 민주화 인사 유자녀와 몸이 아픈 본인 68명(총 7억5천632만원)을 지원했다. 시작은 한 독지가의 기부였으나 해가 지날수록 수십의 단체와 개인들이 ‘희망나누기’에 함께 하고 있는 셈이다. 민주화 인사의 유자녀 지원사업은 어느새 자신들의 헌신으로 민주주의를 쟁취한 앞세대와 위험에 빠진 민주주의를 지키려는 뒷세대가 공감하고 함께 행동하는 말그대로 ‘민주화운동의 희망을 이어가는’ 세대간의 희망나누기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올해도 희망나누기는 12월 18일(수) 오후 3시 노무현시민센터에서 ‘여섯 번째’ 희망나누기 행사를 갖고 故 송호민, 故 차승환, 故 황면성님의 유자녀들과 21명의 몸이 아픈 본인에게 장학금과 생활지원금을 전달했다.
희망나누기 사업을 주관하고 있는 (사)6월민주항쟁계승사업회 문국주 이사장은 “개인적으로 12월 말이 되면 이 자리가 매우 기다려진다”면서 “세대를 이어주고 민주화운동의 정신을 기억하고 다짐하는 자리가 희망나누기”라고 정의했다. 그러면서 “비상계엄 이후 사회대전환에 대한 국민들의 염원이 커졌다”면서 이를 수행할 세대는 젊은 세대라고 밝히고 “자기 목소리를 가지고 잘 수행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희망나누기 연성만 운영위원장은 “이 자리는 주시는 분과 받으시는 분이 함께 하는 자리”라면서 “그들을 연결하는 끈은 민주화운동을 같이 했다는 것이며 그 마음을 모으는 것이 희망나누기다”고 의미를 되새겼다. 연 운영위원장은 유자녀와 몸이 아픈 본인들을 향해 “당신들과 함께 하는 동지들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전달식에 앞서 특별 헌정공연 ‘너를 부르마: 한국의 알려지지 않은 민주화운동가2’(제작 기획: 종이로 만든 배) 공연이 있었다. 공연은 앞서 희망나누기에 선정된 이들의 삶을 다루었다.
고려대학교를 졸업한 故 송호민(철학과 88학번)님은 대학생활 중 철거반대 투쟁에 함께 했으며 졸업 후에는 영덕 핵발전소반대 범군민연대에서 환경운동에 매진하다 갑작스레 세상을 떠났다. 강원대학교를 졸업한 故 차승환(경영학과 91학번)님은 총학생회 사회부 차장 등 학생운동에 헌신하고 졸업 후에는 강원대 민주동문회에서 활동하던 중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서울대학교를 졸업한 故 황면성(항공우주공학과 81학번)님은 학생운동과 노동운동에 헌신했다. 이후 이천 노동상담소에서 활동하던 중 발병,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
이어 자생의료재단과 희망나누기의 협약식이 있었다. 자생의료재단 김동희 사회공헌실장은 “민주화에 헌신하신 선배님들과 유가족에게 도움이 되고자 의료지원을 하기로 했다”면서 “협약식 자리는 여러분들 앞에서 약속하는 것으로 전국의 자생한방병원에서 진행될 것”이라고 다짐했다.
2024 희망나누기 전달식은 희망단비 구내모(故 구본주님의 아들), 김태욱(故 김상영님의 아들)씨가 함께 했다. 희망단비는 유자녀의 학습 및 진로를 위해 1년동안 지원하는 희망나누기의 지속지원사업이다.
지원금을 전달받으면서 ‘송구하다’과 ‘감사하다’는 말을 잊지 않은 몸이 아픈 본인들은 “젊은 친구들이 여의도에서 춤추고 노래하면서 민주주의를 지켜내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의 희생이 헛되지 않았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다시 한번 먼저 세상을 떠난 내 친구들과 선배들에게 감사하다는 인사를 드리며 하루 빨리 건강해져서 다시 현장에 서겠다”는 결의를 밝혔다.
이어진 유자녀 증서 전달식에 함께 한 함세웅 신부는 “우리 민주화 동지들은 미래를 앞당긴다는 의미의 ‘선취적 미래’의 마음으로 살아온 분들이다”면서 “희생되신 모든 분들은 우리 사회를 지키는 땅 속 뿌리이며 여의도를 빛낸 아름다운 청년들이 더 굳건한 뿌리가 되어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거대한 나무가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유자녀 황규영(故 황면성님의 아들)씨는 “윤석열 대통령의 친위쿠데타를 피를 흘리지 않고 막을 수 있었던 것은 아버지와 같은 분들의 헌신이 있었기 때문”이라면서 “희망나누기가 계속 이어져서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민주화운동은 엄혹한 시대 어둠을 밝힌 희망의 빛이었습니다. 기꺼이 자신을 던져 시대를 밝힌 희생과 헌신은 지금도 우리 나아갈 앞길을 비춰주고 있습니다. 영원한 우리의 동지들과 지난날을 기억하며 함께 소중한 희망을 나누고자 합니다.”(희망나누기 증서)
<저작권자 ⓒ 직접민주주의 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