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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의 시선] 왜 지역민회&전국민회를 말하는가?

전국민회 창립을 준비하며

편집인 | 기사입력 2021/07/15 [11:57]

[편집인의 시선] 왜 지역민회&전국민회를 말하는가?

전국민회 창립을 준비하며

편집인 | 입력 : 2021/07/15 [11:57]

부강한 국가와 기업, 불행한 국민


얼마 전에 기쁜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에서 공식적으로 우리나라를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지위를 변경했다고 합니다. 1954년 이 유엔기구가 만들어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합니다. 인구 5천만이상의 나라 중에 1인당 국민소득 3만불 이상이 가입하는 30-50클럽에 7번째로 가입했으니 예정된 상승이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우리 국민들은 이 실감을 하지 못합니다. 서민들에게 한국사회는 여전히 살기 힘든 곳이고, 문재인 정부에서도 국민들의 체감행복은 계속 떨어지고 있습니다. 37개 OECD국가 중에 체감행복은 35위에 불과했고, 전 세계적으로는 60위 밖으로 밀려났습니다. 국가와 기업은 부강해졌지만, 국민들은 여전히 헬조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여의도와 청와대의 대의정치가 우리를 불행에서 구해줄 수 있을까?

내년 3월 대선이 다가오면서 우리 사회는 누가 청와대로 들어갈 것인가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지방선거, 총선, 대선 거의 해마다 선거를 하고 대리인을 뽑지만, 주권자의 요구를 충분히 대리하는 이들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행여나’ 하는 기대를 가지고 대리인을 뽑는 선거에 참여하지만, ‘역시나’ 하는 결론으로 끝나는 수가 대부분입니다. 물론 제대로 된 일꾼을 뽑아야하겠지만, 그것만으로 우리 사회가 변화하기는 어렵습니다.

보수우파가 자신들의 이익만 챙기는 부패한 집단에 가깝다면, 강남좌파는 무늬만 진보라는 것이 이번 정부에서도 드러나고 있습니다. '시민들은 선거날 하루만 자유롭다'는 장자크 루소의 말처럼, 선거날 하루만 빼고 권력집단을 견제할 수 있는 있는 권한이 전무한 현행 대의정치의 본질적이고 근본적인 한계입니다. 대의정치의 한계를 극복하고, 주권자들의 기본권을 강화하지 않고서는 불행한 국민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대의정치가 아니면 무슨 정치

새가 양 날개로 날고, 수레가 두 바퀴로 움직이는 것처럼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대의정치와 국민에 의한 직접정치가 함께 움직여야 합니다. 불행히도 우리 사회는 대의정치만 있을 뿐, 국민들에 의한 직접정치는 전무합니다. 흔히 국민발안, 국민소환, 국민투표를 3대 직접민주제도라고 하는데, 우리는 하나도 가지고 있지 못합니다. 국민투표 제도가 있긴 하지만, 이름만 있는 있지요. 우리가 기본소득과 같은 것을 도입할 지 여부에 대해 투표하는 것이 제대로 된 국민투표이지, 지금처럼 대통령이 요청하는 안건에 대해서만 투표할 수 있는 국민투표는 가짜에 가깝습니다. 그런 가짜 국민투표도 해본 지가 35년이 지났습니다. 국민들이 헌법과 법률안을 제안하는 국민발안, 사고치는 정치인들을 자기 집으로 돌려보내는 국민소환 등은 정치인들이 입 밖에도 꺼내지 않습니다. 시민들에게 권한과 책임을 줄 의지가 하나도 없는 거지요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과 마을은?

故김대중 대통령의 단식투쟁으로 91년 지방자치가 시작된 지 30년이 지났습니다. 지역살림은 지역이 알아서 해보라고 하는 것이 지방자치의 본질인데, 우리들은 지역에 관심이 있나요? 지역 정치인들 빼고는 별로 관심 있는 사람들이 드뭅니다. 왜냐고요  먹고 살기에 바쁘기도 하지만,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과 마을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기 때문입니다. 권한도, 돈도 별로 없기 때문입니다. 지방자치를 시작한 지 한 세대가 지났지만, 여전히 중요한 재정과 권력은 중앙에 있고, 지방정부는 중앙에서 돈 얻어오고 국회와 중앙정부 관료들 눈치보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그러니 지방자치가 제대로 잘될 리가 없습니다. 그러니 지방자치 30년이라고 하지만, 이름만 지방자치·무늬만 지방자치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냐 하나요?

당연히 중앙에 있는 권력을 우리 살고 있는 지역과 마을로 가져와야 합니다. 시군구청장이 공무원 중에 임명하는 읍면동장을 주민들이 선출하거나 주민들이 좋은 사람으로 초빙할 수 있어야 하고, 우리가 내는 세금 중에 당연한 몫을 우선 배정받아야 합니다. 우리 지역이나 마을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지역주민들이 할 수 있도록 권한과 재정이 우선적으로 주어져야 합니다. 하지만 권력은 아버지와 아들(父子)도 나누기 힘들다는 말처럼, 그런 것은 저절로 주어지지 않습니다. 끊임없이 정당성과 필요성을 이야기하고, 때로는 싸우기도 해야 합니다. 혼자서는 요구하거나 싸우기 힘들기 때문에 우리 시민들은 지역을 중심으로 민회를 만들고, 전국적으로 연대를 해야 합니다.

지역민회와 전국민회는 행복한 삶을 위한 베이스캠프

산악인들은 히말라야의 고봉을 등정할 때 우선 산 밑 안전한 곳에 베이스캠프를 차립니다. 베이스캠프는 등반대가 준비하고, 휴식하고, 새로운 일을 모색하는 곳입니다. 베이스캠프가 없이는 정상을 정복하는 일은 꿈도 꿀 수 없는 일이지요.

그런데 우리 사회에서는 행복한 삶을 위한 베이스캠프는 없었습니다. 정치든, 경제든, 철학이든 세상에 존재하는 것들의 최고 목적은 개인과 공동체의 행복한 삶을 실현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그 중에서 다양한 사회자원을 적절하게 배분하는 정치가 제일 중요하지만, 지금의 정치가들은 정치의 존재이유를 잃어버린 지 오래됐습니다. 학교에서는 정치의 본질과 정당의 목적이 시민들의 행복실현이 아니라, 여전히 권력쟁취라고 가르칩니다.

지역민회는 살고 있는 지역에서 행복한 삶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를 의논하고, 실현방법을 익히며, 주민들의 간의 우정과 연대를 만들어가는 베이스캠프입니다. 전국민회는 전국의 3500개의 읍면동 민회들이 모인 공간이며, 작은 생활민회들이 잘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곳입니다.

​지난 3월 전국민회 발기인대회에 걸었던 슬로건​
​지난 3월 전국민회 발기인대회에 걸었던 슬로건​

꿈꾸고 행동하는 이들만이 ‘진짜 행복’을 만들 수 있다

우리 사회는 외화내빈의 대표적인 사회라고 볼 수 있습니다. 겉은 화려한 것 같지만, 살고 있는 대부분의 시민들의 좌절과 분노를 안고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런 불일치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민주주의’를 만드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고 효율적입니다. 세계사에서 드물게 우리는 산업화와 제도적 민주화의 놀라운 성취를 이뤘습니다. 이제 '제대로 된,  실질적인 민주주의'를 만들어낼 수 있다면 우리 사회는 그 어느 곳보다도 아름답고 행복하고 곳이 될 수 있습니다. 그 출발이 꿈꾸고 행동하는  시민들의 베이스 캠프인 '지역민회'와 ‘전국민회’이며, 오는 9월에 깃발을 높이 올립니다. 함께 해주시기 바랍니다.

전국민회 창립 준비위원 신청하기 : https://forms.gle/MKCEwLhLJkeF7FHW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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