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구의 1,300억 유보금…주민대회 통해 쓰임새 결정하자”[주민자치활동가 인터뷰46]우성구 강북구 직접정치 주민대회 준비위 상임대표를 만나다“강북구 직접정치 주민대회는 직접 구를 상대하는 데 주목합니다. 현재 강북구청이 유보해서 보유하고 있는 돈이 1,300억이 넘습니다. 이 많은 돈을 구는 묵히고 있는 겁니다. 매년 유보금이 몇백억씩 쌓이는데 구의 발전을 위해서 쓰지 않는 거죠. 주민대회를 통해 주민들의 뜻에 맞게 유보금을 지출하자는 것이 직접정치 주민대회의 뜻입니다.”
강북구 직접정치 주민대회 준비위원회는 지난 3월 31일 강북구 내 21개 단체와 100여 명의 주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출범하였습니다. 직접정치 주민대회 준비위는 5천명의 주민투표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미 주민들의 요구안 500여 개를 60개의 소분류로 추리고 이를 다시 10개로 통합해 오는 9월 1일부터 1인1투표를 진행합니다. 투표는 45일간 진행되며 10월 29일(일) 강북구청 앞에서 주민대회 본 대회를 개최할 계획입니다. 본 대회에 참가한 사람은 한 표를 더 행사, 이를 합산해 투표 결과를 공유하고 이를 바탕으로 구청과 협상에 들어간다고 합니다.
지난 2022년부터 모색된 강북구 직접정치 주민대회는 2년에 걸치는 강북구 주민들의 만만치 않은 직접민주주의정치 행동입니다.
우성구 대표는 강북구 직접정치 주민대회를 맨 앞에서 이끌고 있습니다. 새날교회 담임목사, 강북구공동체네트워크 강북마을 이사장, 강북구 노동인권네트워크 대표, 두루두루 배움터 대표도 맡고 있는 우성구 대표는 누가 봐도 24시간이 부족한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강북구 직접정치 주민대회 준비위원회 상임대표를 맡아 주민대회 성사를 위해 밤낮없이 뛰고 있는데요.
“임마누엘에 보면 하느님이 우리가 함께 하신다는 말씀이 있습니다.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할지 방향을 제시하는 구절이라고 생각합니다. 가난한 자를 대상으로 해서 저 멀리에서 물 안묻히고 먼지 안묻히고 그들을 구원하는 하느님이 아니라 인간으로 와서 사람속에서 함께 먹고 마시고 같이 고통받으면서 그들을 해방해 가는 여정을 살았던 예수님의 이야기가 삶의 중요한 말씀입니다.”
‘교회에 앉아서 성서만 읽는 것이 아니라 현실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우리 동네에서 구조적으로 내몰리는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것이 그리스도의 삶을 따르는 진정한 해방의 길’이라는 우성구 대표의 종교적 믿음이 그를 사회문제와 지역문제에 집중하는 삶으로 이끌었다는 뜻이라고 봅니다.
현재 우성구 대표는 강북구 직접정치 주민대회에 온 정성을 다 기울이고 있습니다. 사실 직접정치 주민대회는 노원구에서 성사된 경험이 있습니다. 진주에서도 주민대회를 추진 중입니다. 또한 주민자치회가 운영되면서 동 마다 주민총회가 매년 개최되고 있는데 강북구가 ‘직접정치 주민대회’에 주목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지난 2022년 대선 못지 않게 강북구 구청장 선거가 초박빙이었습니다. 지역 내 많은 사람들이 그래도 민주당이 낫지 않겠냐라고 했지만 당선되고 나니 말그대로 ‘안면몰수’였습니다. 구청장은 당선이 자기 공이라며 불통으로 일관하고 정책연대 제안에도 만나주지 않았습니다. 노동자들의 문제도 대화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어? 이건 뭐지?’하는 의구심이 사람들 내에서 나오는 와중에 노원구 주민대회 소식이 들리는 겁니다. 직접정치 성사 이야기를 듣다 보니 ‘이제 우리가 나서서 우리의 요구를 마련하고 관철시키는 운동을 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되었습니다.”
그러나 강북구는 바로 주민대회를 추진하지는 않았습니다. 노원구 주민대회 사례, 도봉구 주민자치회 사례, 진보정당이 바라보는 직접정치에 대한 시각 등 다양한 경험을 경청하고 직접정치에 대한 공부를 차근차근 진행했습니다. 그런 과정을 거쳐 강북구는 특정당이 나서는 것이 아니라 모두 다 함께 주민대회를 준비해보자는 의견을 모으고 올해 본격적으로 추진을 시작했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진보정당이 노동자, 빈민들의 요구를 반영하는 정당이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또한 진보정당이 함께 하는 모습을 지역 주민들에게 보여주자는 의견이 많아 강북구 내 정의당, 진보당, 녹색당 등 진보정당 모두에게 제안했습니다.”
그렇게 진보정당 4당뿐 아니라 지역 내 시민사회단체 21개가 함께 하는 강북구 직접정치 주민대회가 닻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우성구 대표는 직접정치 주민대회의 성과가 1인의 정치인을 배출하는 것으로 나타나는 것은 경계했습니다. “주민대회의 결과가 특정 당, 특정인 개인으로 귀결되는 형태는 맞지 않다고 봅니다. 사실 지역정당을 만드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지역정당이 성공하려면 정당법 등 법적 근거가 마련되어야 하고 무엇보다 지방분권이 확실히 실현되어야 합니다. 강북구에서 하는 직접정치 주민대회는 새로운 직접민주주의 모델을 만들 것이며, 이 과정에서 의미있는 힘이 구축되면 기성 정당이나 구청과 협의하는 과정에서 요구사항을 관철시킬 수 있다고 봅니다.”
사실 현재도 직접정치의 형태는 존재합니다. 주민자치회와 주민총회, 주민참여예산제, 주민조례발의운동 등…. 그러나 직접정치 주민대회가 좀 더 직접정치에 가까운 형태라는 것이 우성구 대표의 생각입니다.
“주민참여예산제는 정해진 예산에서 진행합니다. 제안자는 주민이지만 대부분 구청 직원들이 원하는 예산안이 올라오죠. 주민총회도 오백만원이면 오백만원, 1천만원이면 1천만원.. 구청에서, 동에서 정한 예산내에서 총회를 개최하죠. 강북구 직접정치 주민대회는 강북구의 유보금 1,300억으로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생각하고 구청에 요구할 겁니다.”
우성구 대표는 이 길이 쉽지 않은 길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현재도 구청은 무시로 일관하고 있다고 합니다. 우성구 대표는 올해는 조례 발의가 가능한 5천명의 투표 참여를 목표로 하고 부족하다면 1만명, 4만명까지 가보자고 결심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계속 머릿수를 채워나갈 겁니다. 주권자가 얼마나 많이 참여하느냐에 따라 주권자의 힘을 느낄 것입니다.”
직접정치 주민대회에 함께 하는 주민들의 수가 4만명이 될 때까지 우성구 대표의 발걸음은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우성구 대표는 대학교 1학년때 결심한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과 함께 협동하는 삶’을 사는 지난 수 십 년 동안 많은 친구들과 동료들이 배부른 곳으로 떠나는 것을 지켜봤으며 그들이 지난 시간을 추억의 한페이지로만 생각하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래도 우리가 꿨던 꿈, 약속을 지키는 사람은 몇 명 있어야지요. 그래야 그들이 정신 차리고 돌아올 때 돌아올 곳이 있지 않겠습니까.”
“저는 이런 상상을 합니다. 시골에서는 겨울이 되면 논둑에 불을 질렀어요. 불을 싹 지르는데 그 전에 벌레들이 새까맣게 기어 나옵니다. 온 천지에 벌레들이 있는 시대이지만 곧 다 죽을 겁니다. 힘들지만 조금만 가면 상상하지 못한 세상이 도래할 겁니다.”
‘새로운 세상을 만들 기회’를 잡기 위해 힘을 내자는 격려의 인사를 전한 우성구 대표와의 더 자세한 인터뷰는 다음 영상을 통해 볼 수 있습니다. 사진을 누르시면 영상을 볼 수 있습니다.(촬영: 김성호 이사장 사진: 정해랑 3.1민회 부의장 진행: 박준영)
<저작권자 ⓒ 직접민주주의 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